[칼럼 791]‘애모솝다’와 ‘낄끼빠빠’/이기환 논설위원/경향신문/2017.02.10 “네 형(자매)이 노리개를 나눠 가졌는데… 네 몫은 없으니… 악을 쓰더라도 네 몫의 것일랑 부디 찾아가라….” 여염집 부모가 주고받은 편지가 아니다. 조선조 효종 임금이 셋째딸 효명공주(1649~1699)에게 보낸 한글편지다. 외아들(현종) 외에 딸 6명을 둔 딸부자였던 효종은 “하필 노리.. 칼럼읽기 2017.03.05
[칼럼 790]법관의 성향/황진선 논설위원/문화일보/2017.02.09. 지난달 31일 퇴임한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은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 데다 대검찰청 공안부장 출신이었다. 그런 그가 박 대통령 탄핵심리를 이끌면서 신속한 결론을 강조해 심판 절차의 공정성을 해친다는 비난을 샀다. 하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그의 .. 칼럼읽기 2017.03.04
[칼럼 789]넌제로섬 게임/김회평 논설위원/문화일보/2017.02.07 제89회 아카데미상 작품상·감독상 등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컨택트’(원제 ‘Arrival’)는 외계인과의 ‘소통’을 다룬 공상과학(SF) 영화다. 다리 7개 달린 생물체들이 탑승한 반원형 비행체가 지구촌 12곳에 일제히 출현하면서 인류는 혼란에 빠진다. 침입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투.. 칼럼읽기 2017.03.03
[칼럼 788]윤명로 畫業 60년/김종호 논설위원/문화일보/2017.02.03. “개구리를 보게 되면 서양문화에선 우선 어떻게 생겼는지 알기 위해 해부를 하려고 하지만, 동양권에선 연꽃을 연상한다. ‘마음으로 듣고, 마음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세계의 시각화’가 추상화(抽象畵) 그리는 일 아니겠는가. 바람은 불지만 보이지 않고, 향기도 있지만 보이지 .. 칼럼읽기 2017.03.01
[칼럼 787]英여왕과 박근혜의 65년/한기흥 논설위원/동아일보/2017.02.06. “세계 역사상 최초로 젊은 여성이 공주로서 나무에 올라갔다가 여왕으로서 내려왔다.” 영국의 전설적 사냥꾼이자 저술가인 짐 코빗이 케냐의 한 국립공원에 있는 트리톱스 호텔의 일지에 남긴 글이다. 사파리 관광객들이 야생동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실제로 나무들 위에 지은 .. 칼럼읽기 2017.02.28
[칼럼 786]일 덜 하는 한국부자/고미석 논설위원/동아일보/2017.02.04. 부자가 해변에서 한가로이 쉬는 어부와 마주쳤다. “왜 일하러 안 나갔느냐”는 부자의 질문에 “오늘 몫은 다 잡았다”는 어부의 답이 돌아왔다. 대화는 이어진다. “금쪽같은 시간, 더 열심히 일해 돈 많이 벌면 좋지 않나?” “뭘 하려고?” “나처럼 편안하게 삶을 즐기려고.” “지.. 칼럼읽기 2017.02.23
[칼럼 785]반기문의 부족한 ‘열정’/송평인 논설위원/동아일보/2017.02.03 영국의 정치사상가 로크는 ‘통치론’에서 국가 기능을 입법권 집행권 연합권으로 나눈다. 삼권(三權) 중 사법권이 없고, 연합권이 따로 있다는 점이 생소하다. 연합권은 전쟁과 동맹, 즉 외교에 관한 권한이다. 외교가 중요하기 때문에 따로 분류했을 것이다. 프랑스의 리슐리외, 오스트.. 칼럼읽기 2017.02.22
[칼럼 784]한국인의 게놈/이기환 논설위원/경향신문/2017.02.02 한국의 건국신화는 천손(天孫)신화와 난생(卵生)신화로 나눌 수 있다. 백성 3000명을 이끌고 태백산으로 내려온 고조선 단군의 아버지 환웅과, 오룡거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온 북부여 해모수는 대표적인 천손신화의 주인공들이다. 반면 고구려의 주몽, 신라의 박혁거세, 가락국의 김수로 .. 칼럼읽기 2017.02.21
[칼럼 783]미친개/조호연 논설위원/경향신문/2017.02.01. “학교마다 이런 선생님 별명이 꼭 있다”는 주제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1위는 ‘미친개’. 납득할 만한 결과다. 2위는 지루한 설교와 수업으로 학생들을 단박에 졸음에 빠지게 하는 ‘수면제’, 3위는 360도로 침을 튀겨 교복을 젖게 만드는 ‘호우주의보’였다. 미친개 별명은 학생.. 칼럼읽기 2017.02.20
[칼럼 782]괴벨스의 여비서/이중근 논설위원/경향신문/2017.01.31 나치 정권의 선전상 파울 요제프 괴벨스는 ‘나치의 나팔수’라는 별칭처럼 선전선동에 대해 유명한 말을 여럿 남겼다. “언론은 정부의 피아노가 되어야 한다”거나 “대중을 가장 빠르게 뭉치게 하는 것은 증오심이다”는 지금 들어도 섬뜩하다. 이런 말을 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나.. 칼럼읽기 2017.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