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801]헌재 白松/이현종 논설위원/문화일보/2017.03.07 서울 재동(齋洞)에 있는 헌법재판소에 취재차 가면 꼭 들르는 곳이 있다. 재판소 건물 뒤뜰 축대 위에 있는 600여 년 된 ‘재동 백송(白松)’이다. 천연기념물 제8호로 지정된 이 백송은 소나무가 흰빛을 가진 특이함도 있지만 승리의 브이(V)자 모양의 자태가 독특하다. 두 마리의 백룡(白.. 칼럼읽기 2017.03.23
[칼럼 800]父子의 이념/황진선 논설위원/문화일보/2017.03.06 1970년 전후 중학교 때 김동리(1913∼1995)의 소설 ‘무녀도’를 읽었다. 굿을 하던 무당 모화가 저수지로 서서히 걸어 들어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서늘한 장면이 아스라하다. 김동리를 다시 떠올리게 한 사람은 태극기 집회와 헌법재판소에서 험변(險辯)을 쏟아낸 아들 김평우(72) 변호사다. .. 칼럼읽기 2017.03.21
[칼럼 799]임시공휴일/김회평 논설위원/문화일보/2017.03.02 바쁘기로 소문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주 금요일(2월 24일)에는 오후 3시에 조기 퇴근하고 좌선, 콘서트 관람 등 개인 시간을 보냈다. 많은 직장인도 아직 환한 시간에 회사를 나섰다. 쇼핑을 하거나 여행을 떠났고, 더러 낮술을 즐기는 축도 있었다. 일본 정부가 의욕적으로 벌인 ‘.. 칼럼읽기 2017.03.18
[칼럼 798]정호승 12번째 시집/김종호 논설위원/문화일보/2017.02.27.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 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 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이 등불을 들고 거리에 나가/ 풀은 시들고 꽃은 피는데.’ 한국 문단의 대표적 서정시인 정호승(67)의 시 ‘우리가 어느 별에서’.. 칼럼읽기 2017.03.17
[칼럼 797]파란 리본/이진 논설위원/동아일보/2017.03.01 최근 상영된 ‘너의 이름은.’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국내 흥행기록을 새로 썼다. 360만 명 넘는 관람객 중에는 너덧 번쯤 본 마니아들이 꽤 있었다. 서로 몸이 바뀌는 남녀 주인공 다키와 미쓰하를 연결해 준 것은 머리띠. 전차에서 다키와 마주친 미쓰하가 황망하게 헤어지면서 오렌지색 .. 칼럼읽기 2017.03.16
[칼럼 796]영어 유창 北 대사의 속내?/한기흥 논설위원/동아일보/2017.02.27 “당신을 보면 ‘잘생겼다’고 아첨하기 어려운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리자오싱 전 중국 외교부장은 재임 중 누리꾼과의 대화에서 돌직구 질문을 받았다. 신언서판(身言書判)의 관점에서 신(身)에 해당하는 그의 용모가 영 아니었던 모양이다. 리 부장은 “우리 어머니는 절대 동의하.. 칼럼읽기 2017.03.12
[칼럼 795]김동리의 ‘아들’/이진 논설위원/동아일보/2017.02.25 6·25전쟁 이전 일이다. ‘향수’의 시인 정지용이 고기 한 근을 사들고 서울 혜화동 사는 김동리를 찾았다. 고기 안주를 기다리다 나오지 않아 정지용이 화장실을 가면서 들여다보니 김동리 아내가 부엌에서 고기를 보고만 있었다. “왜 그러느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 “고기반찬을 먹.. 칼럼읽기 2017.03.11
[칼럼 794]인공지능이 바벨탑 세우는 날/송평인 논설위원/동아일보/2017.02.23 영어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김영하의 번역과 대조해 읽어본 적이 있다. 소설가 김영하가 굳이 이 책을 번역한 것은 원서의 생동감이 기존 번역에서 다 사라졌다는 아쉬움에서다. 그의 번역에는 원작의 묘사를 소설가의 상상력으로 실감나게 잡아낸 부분이 적지 않다. 그러나 영어 해.. 칼럼읽기 2017.03.10
[칼럼 793]비운의 맏아들/이기환 논설위원/경향신문/2017.02.16 고려 태조 왕건의 ‘훈요 10조’는 맏아들의 왕위계승 원칙을 천명했다. ‘맏아들이 불초할 때는 둘째가, 둘째가 불초할 때는 형제 중에서…’라는 단서 조항도 있었다. 조선시대 들어 특히 ‘적자와 장자’의 의미가 강조됐다. 왕자의 난(1398년)으로 정권을 잡은 이방원은 “적장자가 뒤.. 칼럼읽기 2017.03.09
[칼럼 792]공중증(恐中症)/박용채 논설위원/경향신문/2017.02.12 1년반쯤 전 일본의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에는 ‘도요타가 하청기업이 되는 날’이라는 이색 기사가 실렸다. 세계 제1의 자동차 회사이자 초일류기업으로 분류되는 도요타가 하도급으로 전락한다니, 이 무슨 뜬금없는 얘기인가. 잡지는 연결로 상징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도.. 칼럼읽기 2017.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