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652]살인 물질로 쓰인 니코틴/이진 논설위원/동아일보/2016.08.23 북아메리카 인디언의 ‘주술사(呪術師)’들은 점을 치기 전 줄담배를 피웠다. 천막집(티피)이 연기로 가득 차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환영을 보고 미래를 점친 것이다. 주술사는 저러다 죽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도 이튿날이면 정상으로 돌아왔다. 인디언들은 회의 .. 칼럼읽기 2016.09.10
<420>철거 철거 ―김록(1968∼ ) 24톤의 집이 무너졌다 지은 집이 폐기물이 되는 데 33년이나 걸렸다 무너진 곳을 가보니 인부가 감나무터에서 오줌을 싸고 있었다 오래된 뿌리에, 무엇을 들이대며 거름도 되지 못할 그 같은 짓을 하고 있을까 누군가는 이렇게 성(誠), 인(仁), 인(忍)을 욕되게 하고 남의.. 시감상 2016.09.09
[칼럼 651]100만 단어 창고 ‘우리말샘’ /박정호 논설위원/중앙일보/2016.08.24 송철의 국립국어원장은 1990대 중반 『표준국어대사전』 편찬에 참여했을 때 당황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활(弓) 부위 명칭을 기술하는 일을 맡았는데 그쪽 전문가가 아니라 꽤 난감했다. 이런저런 사전을 참고했지만 책마다 뜻풀이가 조금씩 달라 고생했다. 『17세기 국어사전』을 .. 칼럼읽기 2016.09.09
<421>우리 아들 최감독 우리 아들 최 감독 ―최형태(1952∼ ) 전공인 영화를 접은 둘째 녀석이 어느 날 갑자기 바리스타에 입문하였다 졸업 작품으로 단편영화를 찍고 개막작으로 뽑히고 하길래 영화감독 아들 하나 두나 보다 했는데 영화판에는 나서볼 엄두도 못 내고 여기저기 이력서 내고 면접도 보러 다니고 .. 시감상 2016.09.08
[칼럼 650]‘불편한 이웃’ 비둘기/황성규 논설위원/문화일보/2016.08.24 비둘기 사육의 역사는 얼마나 될까. 중국에서는 5000년 전쯤부터 집에서 길렀다고 한다. 이후 한나라 때 장건(張騫)과 반초(班超) 같은 장수는 서역 정벌 때 군사 통신으로 비둘기를 이용하기도 했다. 또, 당나라 재상 장구령(張九齡)은 천 리 먼 곳에도 비둘기를 날려 소식을 전했다니, 문.. 칼럼읽기 2016.09.08
연인 연인 ―폴 엘뤼아르(1895∼1952) 그녀는 내 눈꺼풀 위에 서 있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칼은 내 머리칼 속에. 그녀는 내 손의 모양을 가졌다, 그녀는 내 눈의 빛깔을 가졌다, 그녀는 내 그림자 속에 삼켜진다. 마치 하늘에 던져진 돌처럼. 그녀는 눈을 언제나 뜨고 있어 나를 잠자지 못하게 한다... 시감상 2016.09.07
[칼럼 649]사라지는 현금/김회평 논설위원/문화일보/2016.08.23 상거래에서 돈이 사라져 간다. 지난해 국내 결제 건수에서 신용카드는 39.7%로 현금(36.0%)을 처음 앞질렀다. 이젠 편의점에서500원짜리 껌, 1000원짜리 라이터를 사면서 예사로 카드를 꺼낸다. 여럿이 식사를 하고 각자 카드로 계산하는 모습도 흔하다. 지난2분기 신용카드 결제금액은 평균 3.. 칼럼읽기 2016.09.07
서귀포 오일장에서 서귀포 오일장에서 ―김지윤(1980∼ ) 매일 비워졌다 또 밀물 차오르는 모래톱처럼 닷새마다 꼬박꼬박 열리는 오일장 가을감자 파는 좌판 할머니 앞에서 한 푼, 두 푼 버릇처럼 감자 값을 깎다 하영 주쿠다(많이 줄게요), 하며 감자 자루 내미는 부르튼 손 검은 흙 낀 손톱 보며 할머니 텃밭 .. 시감상 2016.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