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692]만화영화의 ‘성지순례’/고미석 논설위원/동아일보/2016.09.22 일본 나가노 현 우에다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시골마을의 한적한 버스정류장.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 이곳까지 찾아와 사진을 찍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차세대 간판인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썸머 워즈’ 배경으로 등장한 덕이다. 2009년 영화 개.. 칼럼읽기 2016.10.25
<392>희망촌 1길 희망촌 1길 ―임형신(1948∼ ) 은사시나무 포자가 눈처럼 날리는 언덕에 희망촌이 있다 상계4동 배수지 아래 철거민들이 모여들어 사십 년 넘게 희망을 먹고 산다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골목마다 만신들의 깃발이 펄럭이고 그 옆에 엉거주춤 태극기도 붙들어 매져 있다 기울어진 담벼락에 .. 시감상 2016.10.22
[칼럼 691]‘연못남’ 탈출법/고미석 논설위원/동아일보/2016.09.21 올해 4월 일본에서 방영된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사랑’의 주인공은 ‘연못남’(연애 못하는 남자)이었다. 30대 중반의 호텔 사장은 직원들의 사소한 실수에도 걸핏하면 “당신은 해고!”라고 고함쳤다. 다른 능력은 출중한데 유독 이성과의 관계 맺기에 한없이 서툰 주인공의 .. 칼럼읽기 2016.10.22
<393>월요시장 월요시장 ―여태천(1971∼ ) 어제와 같이 오늘의 날씨를 생각하며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본다 향료를 싣고 인공의 도시를 찾아다니는 푸른 눈의 낙타 길게 속눈썹을 늘어뜨린 채 걸어오고 있다 도시의 사막에서 발이라도 빠질까 조심조심 걷는다 되새김질을 하며 얇은 모래의 언덕을 오르.. 시감상 2016.10.21
[칼럼 690]‘피라미(?) 인터넷은행;/박학용 논설위원/문화일보/2016.09.29 드디어 한국에도 인터넷 전문은행이 곧 등장할 모양이다. ‘최초’ 타이틀은 K뱅크로 갈 공산이 커졌다. 카카오뱅크보다 먼저 금명간 금융위원회에 본인가를 신청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본인가 절차를 거치면 이르면 10월 말 영업을 개시할 수도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표현을 빌리면 2.. 칼럼읽기 2016.10.21
<394>달걀 달걀 ―고영(1966∼ ) 조금 더 착한 새가 되기 위해서 스스로 창을 닫았다. 어둠을 뒤집어쓴 채 생애라는 낯선 말을 되새김질하며 살았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집은 조금씩 좁아졌다. 강해지기 위해 뭉쳐져야 했다. 물속에 가라앉은 태양이 다시 떠오를 때까지 있는 힘껏 외로움을 참아야 했.. 시감상 2016.10.20
[칼럼 689]스위스의 선택/황성준 논설위원/문화일보/2016.09.28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이 있다. 지금은 공짜처럼 보여도 나중에 언젠가는 그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운이 좋아 공짜를 즐긴 사람이 아닌 다른 그 누군가가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그러나 어쨌든 진짜 공짜는 없다. 그럼에도 공짜를 좋아하는 것이 보통 사람.. 칼럼읽기 2016.10.20
[스크랩] 인생삼불행(人生三不幸) 중국 학자 정이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행복이 오히려 불행이 될 수 있다며 인생삼불행(人生三不幸)을 말한다. 少年登科 席父兄弟之勢 有高才能文章 소년등과 석부형제지세 유고재능문장 ‘소년등과’는 출세가 빠르면 거만하게 되어 인생이 불행해질 수 있다는 것이고 ‘석부형제지세.. 삶의 향기 2016.10.19
<395>묵매 묵매(墨梅) ―강영은(1956∼ ) 휘종의 화가들은 시(詩)를 즐겨 그렸다 산 속에 숨은 절을 읊기 위하여 산 아래 물 긷는 중을 그려 절을 그리지 않았고 꽃밭을 달리는 말을 그릴 때에는 말발굽에 나비를 그리고 꽃을 그리지 않았다 몸속에 절을 세우고 나비 속에 꽃을 숨긴 그들은 보이지 않는.. 시감상 2016.10.19
[칼럼 688]장사익 ‘찔레꽃’/김종호 논설위원/문화일보/2016.09.27 줄기의 가시에 찔리면 피가 나곤 해서 “찌르네” 하던 것이 그 이름의 유래라는 찔레. 보릿고개를 넘기며 찔레의 여린 새순을 꺾어 먹은 적이 있는 사람은 하얀 찔레꽃을 우연히 보기만 해도 왠지 모를 애잔함이 가슴에 밀려오기 십상이다. ‘찔레꽃’이 대중가요에 드물지 않게 등장해.. 칼럼읽기 2016.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