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막 갯벌 동막 갯벌 송도 첨단 도시 만든다고 둑을 쌓아 놓은 그때부터 그대 오지 않았어요 하루에 두 번 철썩철썩 다가와 내 몸 어루만져 주며 부드러운 살결 간직하게 해주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검게 타버렸네요 터지고 주름투성이가 되었네요 그때는 나도 무척 예뻐서 내가 좋아 찾아오는 사람.. 시감상 2016.08.15
밤의 아주 긴 테이블 밤의 아주 긴 테이블 내 집은 여기 안달루시아 그 중에서도 세비야 미스테솔 거리 74번지 어떻게 여기로 왔는지 이야기하려면 좀 길지 오랫동안 너를 보지 못했지 수많은 밤이 흘러갔지 그러나 밤은 테이블일 뿐 긴 밤은 조금 더 긴 테이블일 뿐 너와 나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아주 긴 밤을 .. 시감상 2016.08.14
남평문씨본리세거지 남평문씨본리세거지 한옥의 창문을 공부하다가 ‘자다가 봉창 두드리다’라는 말의 봉창을 남평문씨본리세거지에서 소개 받았다. 내다보는 것이 窓이라면 여는 것이 門이다. 분합문, 미닫이문, 미서기문에는 바라지창, 광창 등 크고 작은 창이 있다. 그 창으로 조상들은 능소화를 내다보.. 시감상 2016.08.13
한 월남 난민 여인의 손 한 월남 난민 여인의 손 송코이 강가 마을에서 연초록 풀잎으로 태어난 손, 땡볕에 그을린 웃음 깔깔거리며 고무줄놀이 하던 손, 바구니 가득 망고를 따던 손, 한 모금 처녀의 샘물을 움켜쥐던 손, 불타는 야자수 그늘 아래 물소를 몰던 손, 느닷없이 M16 총알의 탄피가 스쳐간 손, 칼에 찢.. 시감상 2016.08.11
만금이 절창이다 만금이 절창이다 물들기 전에 개펄을 빠져나오는 저 사람들 행렬이 느릿하다. 물밀며 걸어 들어간 자국 따라 무겁게 되밀려나오는 시간이다. 하루하루 수장되는 길, 그리 길지 않지만 지상에서 가장 긴 무척추동물 배밀이 같기도 하다. 등짐이 박아 넣는 것인지, 뻘이 빨아들이는 것인지 .. 시감상 2016.08.10
희망(希望) 희망(希望) 아름다운 어느 한 아름다운 날을 생각하는 것은. 당신의 가슴께에서 꽃과 사과이고 싶은 것은 꽃바구니의. 달빛에 씻긴 이슬을 이슬 머금은 배추가 진주(眞珠)처럼 아롱지며 트이는 아침을 푸른 바다 어리는 비둘기의 눈동자를 태양(太陽)이 웃으며 내려오는 하늘… 그 눈부신 .. 시감상 201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