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3

시온백향목 2017. 8. 4. 22:27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3


프랑스여행(오르세 미술관 Orsay Museum)


오르세 미술관은 세느강 서안에 위치한 국립미술관으로서 루브르 박물관, 퐁피두 센터와 함께 파리의 3대 미술관이라고 하는데. 고대에서 19세기까지의 작품을 다루는 루브르 박물관, 1914년 이후의 현대 미술을 다루는 퐁피두 센터의 국립현대미술관과 비교하면 오르세 미술관은 19세기 이후의 근대 미술 작품을 전시한다. 그 오르세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오르세 역, 국립 오르세 미술관으로 변신하다. 1900년의 만국박람회를 위해 호화롭게 건축된 역사(驛舍)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폐쇄되면서, 건축물의 내장과 골격을 그대로 유지한 채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해서 1986년 1월에 개관했다.

천장의 유리 돔이 인상적인 지상층은 과거 플랫폼이었던 공간이다. 사실주의, 인상주의, 상징주의를 비롯해 분리주의(Sécession)와 영상주의(pictorialisme) 시대를 대표하는 미술계 걸작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유명 조각품, 장식품, 사진, 데생, 미술작품 하나하나가 생생하면서도 경이로운 매력을 지니고 있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 시대를 풍미한 화가들의 전시공간이다.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이름들. 도미에(Daumier), 밀레(Millet), 쿠르베(Courbet), 카르포(Carpeaux), 마네(Manet), 모네(Monet), 르누아르(Renoir), 드가(Degas), 세잔(Cézanne), 로뎅(Rodin), 고갱(Gauguin), 반고흐(Van Gogh), 갈레(Gallé), 기마르(Guimard), 랄리크(Lalique).

돔 바깥쪽 공간에 마련된 상층에는 1870년 이후의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작가들의 작품이 방문객을 반긴다. 마네의 <피리부는 소년>, <풀밭 위의 점심>, 밀레의 <이삭 줍기>, 세잔의 <커피포트 옆에 있는 여인> 외에 고흐, 고갱 등의 작품을 평생에 만나다니. 좌우 테라스에서 이어지는 중층에서는 자연주의, 상징주의 작품뿐 아니라 로댕의 <지옥의 문>, 부르델의 <활을 쏘는 헤라클레스> 등의 조각 작품과 아르누보를 중심으로 한 가구, 세간 등이 눈길을 끈다. 모두 교과서나 엽서 속에서 봐왔던 유명한 작품들이어서 감회가 남다르다.



세느강 유람선, 바토무슈(Bateaux Mouches)

어둠이 내려 깔리기 시작할 무렵 유람선 바토무슈를 탄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세느강! 세느강 주변에는 에펠탑을 비롯해서 대표적인 건축물들이 늘어서 있다. 낮 동안에는 에펠탑이 철 구조물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황량한 고철 덩어리 같은 느낌이 들던데, 저녁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하자 에펠탑은 환상적인 조명을 받으면서 화려한 옷으로 갈아 입는다. 그래서 파리를 방문하는 세계의 관광객들에게 세느강 유람선을 타는 것은 파리에서 꼭 해봐야 할 버킷리스트 중 하나일 것이다.

 

































구스타브 에펠(Gustave Eiffel) 건축가(1832~1923) 

에펠탑 전망대에서



파리 시내를 관통하며 세느강은 도도히 흐르고 


세느강 주변의 다리와 건축물 


세느강의 야경은 황홀하다 


유람선 바토무슈를 타고 에펠탑 야경을 바라보며
 



 


유키 구라모토 / 세느강의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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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미라보 다리

                                    기욤 아폴리네르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이 흐르고
우리들의 사랑도 흘러내린다
사랑이여, 기억해야만 한다
기쁨은 고통 뒤에 이어 온다는 것을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흘러가는데 나는 여기에 머문다

우리들 손과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하면
우리들 팔짱 낀 다리 아래 영원한 시선의
나른한 물결이 흘러내린다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흘러가는데 나는 여기에 머문다

흐르는 강물처럼 사랑도 흘러간다
흐르는 사랑처럼
인생은 느렸으며 희망은 강렬했다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흘러가는데 나는 여기에 머문다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흘러간 세월도 지나간 사랑도
다시 돌아오지 않지만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이 흐른다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흘러가는데 나는 여기에 머문다


*기욤 아폴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본명은 Wilhelm Apollinaris de Kostrowitzki, 초현실주의 시인, 1880∼1918)의 시집 〈알코올 Alcools〉(1913)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