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717]촛불집회의 민심/이진 논설위원/동아일보/2016.11.14 도시국가 아테네의 정치인 아리스테이데스에게 일자무식 시골뜨기가 도자기 조각을 건넸다. 상대가 누군지 몰랐던 시골뜨기는 그 조각에 아리스테이데스라고 적어달라고 부탁했다. 아리스테이데스는 “그자한테 무슨 해코지를 당했기에 그러느냐”고 물었다. 시골뜨기는 “아무 사이.. 칼럼읽기 2016.11.20
<364>수술전야 수술전야 ―박덕규(1958∼ ) 입원하러 가기 전날 밤 갚아야 할 빚을 다 적어 놓아야겠다고 몰래 스마트폰 빛을 밝히며 책상 앞에 앉았다가 서랍에서 발견한 십 년 전 낙서. 그 시절 원인 모를 복통에 시달리며 배를 움켜쥐고 쓴. 하느님, 제가 일 잘 하는 사람인 줄 알고 빨리 불러 일 시키실 .. 시감상 2016.11.19
[칼럼 716]트럼프식 협상/정성희 논설위원/동아일보/2016.11.1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난봉꾼, 막말의 대가, 차별주의자…. 그러나 트럼프의 부동산 개발과 거래 과정을 지켜본 변호사이자 협상 전문가인 조지 로스는 ‘트럼프처럼 협상하라’라는 책에서 트럼프는 놀라울 만큼 체계적 생각을 가졌고 .. 칼럼읽기 2016.11.19
<365>소릿길 소릿길 -박진형(1954~) 몸이 마음을 버릴 때 베란다에 내어놓은 두메양귀비 핀다 연노랑 꽃등이 나를 가만 흔들다가 천구백사십년의 리화듕션에게 데려간다 모시나비는 거미줄에 날개 찢긴 채 울고 있다 복각판에서 찍찍 풀려 나오는 저 소리는 우화(羽化)다 소리로 세상을 촘촘히 읽다니 .. 시감상 2016.11.18
[칼럼 715]안전처 장관 후보자의 굿판/송평인 논설위원/동아일보/2016.11.08 샤머니즘이라는 용어가 종교 분석이 아니라 정치 분석의 키워드가 되고 있는 시기에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가 올 5월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열린 굿판에 참석한 것으로 밝혀졌다. 개인을 위한 굿판은 아니고 ‘대한민국과 환(桓)민족 구국(救國) 천제(天祭) 재현’이라는 행사.. 칼럼읽기 2016.11.18
<366>몰핑 몰핑 ―김철식(1967∼ ) 해 저무는 저녁이면 강변 송신탑 꼭대기에 오르곤 하지 바람을 거슬러 비껴 오르면 굽이치는 저 강물의 진짜 거처가 어딘지 알 수 있지 허공의 한기(寒氣)도 건드리지 못하는 그리움의 정체도 만져지지 더 높은 곳이 도심으로 많이도 내려다보이지만 여기는 정상, .. 시감상 2016.11.17
[칼럼 714]최순실과 여성가족부 장관들/정성희논설위원/동아일보/2016.11.07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문제가 처음 불거진 것은 2014년 4월이었다. “청와대의 지시로 국가대표가 되기에 부족한 정유라(당시에는 개명 전으로 정유연) 씨가 승마 국가대표가 됐다.”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폭로하자 쌍지팡이를 짚고 나선 사람이 김희정 .. 칼럼읽기 2016.11.17
<367>시래기 한 움큼 시래기 한 움큼 ―공광규(1960∼ ) 빌딩 숲에서 일하는 한 회사원이 파출소에서 경찰서로 넘겨졌다 점심 먹고 식당 골목을 빠져나올 때 담벼락에 걸린 시래기 한 움큼 빼서 코에 부비다가 식당 주인에게 들킨 것이다 “이봐, 왜 남의 재산에 손을 대!” 반말로 호통 치는 식당 주인에게 회사.. 시감상 2016.11.16
[칼럼 713]위작으로 기운 천경자 ‘미인도’/송평인 논설위원/동아일보/2016.11.05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렸다고 알려져 있지만 확정되지 않은 작품 중에 ‘아름다운 공주(La Bella Principessa)’가 있다. 2010년 영국 옥스퍼드대 미술사 명예교수 마틴 켐프는 이 작품이 다빈치 것임을 고증하는 긴 책을 써서 거의 다빈치 것으로 굳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영국의 위작 화가 숀.. 칼럼읽기 2016.11.16
<368>꽃 핀 나무 아래 꽃 핀 나무 아래 ―주원익(1980∼ ) 우리가 마지막으로 내뱉어야 했던 관념의 오물들이 관념으로 뒹굴고 있다 흰빛, 부러진 나뭇가지 사이로 그것은 때때로 달아나고 미소 짓고 불을 가져온다 강물은 낮을 가로지르고 밤을 위해 잠들었다 돌무더기를 끌고 발자국을 지우며 물소리 들리지 .. 시감상 2016.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