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672]今昔-이석수 特監/홍정기 논설위원/문화일보/2016.09.07

 사람과 사람은 어떤 기준으로 나뉠까. 듬직한 인사와 영 시원찮은 위인은….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법과 원칙에 따라 합리적이고 적정한 검찰권 행사를 위해 노력해왔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업무 처리와 부단한 자기 계발로 안정감 있는 업무 역량을 인정받았고, 특히 솔직하고 겸손한 성품과 균형감 있는 리더십으로 검찰은 물론 법조계 전체에서 널리 신망을 받고 있다.” 

 “감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감찰 내용을 특정 언론에 유출하고 특정 언론과 서로 의견을 교환한 것은 본분을 저버린 중대 위법행위이고 묵과할 수 없는 사안으로, 국기를 흔드는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 

 그렇다, 지난달 29일 제출한 사표가 아직 수리되진 않은 이석수 특별감찰관에 대한 청와대의 한 입 두 말 그 금석(今昔)이다. 

 ‘겸손한 성품, 균형감 있는 리더십’을 부각시킨 첫 한마디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3월 13일 특별감찰관법 제7조를 좇아 국회로부터 추천받은 3명 가운데 그를 선택해 다시 그 국회에 인사청문을 요청하면서 사유로 든 두어 대목이다. 

 ‘중대 위법행위, 국기를 흔드는 일’은 지난달 19일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이 ‘이석수 특별감찰관 수사 의뢰에 대한 청와대 입장’이라는 표제 아래 전한 박 대통령의 의중이다. 직전 18일 이 특감이 우병우 민정수석의 직권남용·횡령 혐의를 들어 김수남 검찰총장에게 수사 의뢰한 것을 ‘국기 문란’으로 성토한 맥락이다. 전문 가운데 ‘우, 병, 우’ 성명 3자는 단 한 번도 안 비쳤다. 

 이 특감(特監)의 금석은 지난해 3월 3일 국회 본회의와 맞닿는다. 제19대 국회 후반기 정의화 의장이 각 교섭단체 추천을 받아 제의한 3인 추천안의 투표 결과를 복기하면 총 투표수 238표 가운데 이광수 후보 204표, 이석수 후보 216표, 임수빈 후보 208표로 모두 가결됐었다. 이석수 후보 지지표가 가장 많아 박 대통령의 마지막 낙점에도 얼마간 영향을 미쳤으리라. 

 박 대통령이 이 특감 임명안을 재가한 것은 지난해 3월 26일, 그날 국무회의 심의를 마친 김영란법 공포안도 함께 재가했다. 이 특감 임명일도, 김영란법의 공포안 관보 게재일도 모두 그 이튿날인 3월 27일…, 이 특감은 그새 저리 저물고 김영란법은 28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반(反)부패 두 행로가 저리 대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