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이란 말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뜻이 함축되어 있겠지만, 먹고 자는 소소한 생활 구석구석이 건강해야 몸과 마음이 건강할 수 있다는 의미로 저는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뼈가 뿌러지면 붙여야 하고, 혈관이 막히면 뚫어야 하며, 장기가 망가지면 수술로서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혈압, 혈당과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약으로 낮추어야 할 것입니다. 눈부시게 발달된 현대의학의 혜택을 누리는 우리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이 번쩍이는 의료의 광채 앞에서 자꾸만 노예화되고 왜소해지는 우리들의 존재감은 더욱 심해져가기만 하는 듯합니다.
왜 그럴까요? 혹시 의료의 기술이 우리들의 건강과 행복과는 별 관계가 없는 데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요? 막힌 혈관을 뚫는 기술을 위해 인력, 장비, 시설은 우리들 생활감각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급화되는 데도, 우리들의 혈관이 원천적으로 건강해질 수 있는 방책을 위해서는 별다른 인력, 장비, 시설이 동원되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 그것은 오로지 개개인의 <스스로 관리(self-care)>에 위임되어 있는 듯합니다. 경동맥 수술 후, 저의 건강에 대한 모든 노력도 <스스로 관리>에 모아져 있습니다. ‘생활건강’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생활건강’의 차원에서 대수롭게 여겨지지 않고 있지만, 사실은 엄청난 위해를 줄 수 있는 것에 ‘구운지 오래 된 김’과 ‘전자레인지로 데운 기름진 음식’을 들 수 있습니다.
- “김을 식용유를 발라 살짝 구워 먹는다. 식용유를 바르면 식용유 자체가 이미 공기 중에 산화되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그 보다 더 나쁜 것은 김에 발라진 식용유가 굽는 순간 트랜스형으로 변질되는 것이 문제다. 그름을 발라 굽고 난 뒤 즉시 먹지 않고 장기간 오래 보관하게 되면 과산화 지방은 더욱 증가하게 되어 건강에 결코 좋지 않게 된다. 따라서 가능한 김은 기름을 바르지 않고 살짝 구워서 그때그때 즉시 먹는 것이 좋다.
이렇게 변질된 과산화 지방은 기미, 죽은깨, 검버섯과 같은 색소(리포푸신, 노화색소)를 만든다. 이런 현상은 심장과 같은 내부 장기에서도 나타나게 되므로 해당 장기의 기능은 저하된다.
아무리 몸에 좋은 불포화 지방산이라도 과산화 지질이 되면 단백질과 결합하여 노화물질인 리포푸신 색소가 되어 인체조직에 아주 나쁜 물질이 된다.“ -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필수지방산도 잘못 취급하면 발암물질도 될 수 있다. 불포화 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는 식물성 기름이나 생선유가 산화되면 부산물로 말론알데히드(malonaldehyde)라는 발암물질이 생성되는데,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하면 그 농도가 60배나 증가된다. 생선을 전자레인지로 요리하거나 식물성 기름이 많이 든 음식을 전자레인지로 데우면 발암물질의 농도가 높아진다는 의미이다. 전자레인지는 편리한 주방기구이지만, 기름이 많은 음식조리에는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불포화 지방산은 가공과정에서 다중체, 고리모양 화합물, 알데히드류, 케톤류, 에폭시드류 등이 생성되어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상 곽재욱 약학박사의 “트랜스지방”에서 발췌하였습니다.)
환갑을 이미 몇 년 전에 넘기면서 사물을 바라보는 패러다임도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많이 농익어졌다고 할까요. 그 중에 하나가 진리는 매우 단순하고 명쾌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진리는 하늘 위, 또는 땅 속 깊은 곳에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몸과 마음에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습니다.
건강과 행보도 그러합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생활건강’이라는 말이 매우 친숙하게 와 닿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