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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은 세계 특수전사의 전설이 된 피츠로이 매클린이었으며, 다른 한 명은 윈스턴 처칠 총리의 친아들 랜돌프 처칠이었다. 매클린은 스코틀랜드 대귀족 출신으로서 이튼칼리지와 케임브리지대를 거쳐, 제2차 세계대전 개전 당시 외교관으로 모스크바 대사관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는 참전하기 위해 사표를 냈으나 수리되지 않자, 하원의원에 출마하면 외교 공무원으로부터 면직된다는 조항을 이용하기 위해 보궐선거에 출마한 뒤, 사병으로 자원입대했다. 그런데 당선된 것이다. 그리고 그 후 장교로 임관, SAS 부대 요원이 됐다.
아들 처칠은 육체적으론 그리 강인하지 않은 인물이었다. ‘아버지 빽’ 덕분에 특수부대 훈련을 가까스로 통과할 수 있었다. 그리고 포로가 돼 독일군의 선전용으로 악용당할 것을 우려한 상관이 작전에 내보내지 않자, “절대로 포로가 되지 않는다”는 서약을 한 뒤 겨우 작전에 투입될 수 있었다.
한국군은 육군 특전사와 해군의 특수전전단(UDT/SEAL), 공군의 공정통제사(CCT) 등을 개편해 김정은 참수작전을 수행할 특수임무여단을 올해 창설한다. 이를 위해 군은 이미 작년 C-130H 수송기를 개조한 MC-130급 특수침투기를 실전 배치했으며, CH-47 수송헬기를 침투용으로 개량하는 사업도 올해 착수할 예정이다. 또 특수작전용 개인화기, 위성통신 장비 등도 갖춰나가고 있다. 그러나 특수부대는 특수 장비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 ‘특수하다(special)’는 자부심이 생명이다. 선진국의 특수부대 역사는 ‘특권적 희생정신’을 지닌 ‘진짜 귀족’의 피로 써졌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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