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스크랩] ** 몸이 음식 거부해 45년간 물만 먹고사는 양애란씨 **

시온백향목 2016. 12. 28. 14:58

2007년 6월 19일 (화) 08:41   한겨레

몸이 음식 거부해 45년간 물만 먹고사는 양애란씨

[한겨레] 자애로운 어머니라는 뜻의 자모로 불리는 양애란(57)씨는 45년 동안 물만 먹고 살고 있다. 잠도 거의 자지 않는다. 주위에서는 먹고 자는 욕구마저 사라진 대자유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이들의 반응은 의구심과 호기심으로 크게 나뉜다.

10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의 한 시골마을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몸무게 20kg에 수축기 혈압이 60이라고 했다. “제 생각에도 믿기 힘든 일이예요. 제가 참으로 죄가 많습니다. 불법으로 보면 공연한 분별심을 일으키게 하는 죄를 범하는 것이 되니까요.”

그는 깨달음을 얻고자 음식을 끊은 게 아니라 먹으려해도 안돼서 물만 먹고 살아왔을 뿐이라며 사람들은 달을 보라고 하면 손가락만 본다고 안타까워했다. 그가 말하는 달이란 다른 이들을 ‘또 하나의 나’로 여겨 어머니의 마음으로 사랑하며 살아가자는 제안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물만 먹고 산다는 그의 신비한 삶에만 눈길을 보냈다. 그가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온 이유이기도 하다.

45년간 물만 먹고사는 양애란씨 “요즘 먹는 것에 너무 치중”







‘또 다른 나’인 다른 이들 사랑하고 보듬어야
“세상 모든 고통은 저에게…다른 사람에겐 기쁨만”


이번 만남도 색채치유 전문가 박광수씨가 그의 말을 듣고 엮은 책 <또 하나의 나를 보자>(정신세계사)의 출간이 있어서 가능했다. 이 책은 부제처럼 ‘45년간 물만 먹고 살아온 양애란의 삶과 그 뜻’을 담은 책이다.

그가 곡기를 끊은 것은 열세 살 때였다. 어느날 밥이 먹기 싫었다. 억지로 먹어도 봤으나 모조리 토했다. 음식은 물론 물도 한방울 먹지 못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오빠가 있어 큰 병원과 이름난 의사를 찾아다녔지만 모두 원인을 알아내지 못했다.

그는 죽을 고비도 여러 차례 넘겼다. 열아홉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가 깨어났다. 자신을 끔찍하게 여겨 자신 때문에 노심초사하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수면제와 쥐약을 먹었지만 죽음은 그의 곁을 비켜갔다.

그 뒤로도 뜻하지 않은 고통이 찾아왔다. 그는 “혀가 기도를 막아 하루종일 숨을 쉬지 못해 방안을 데굴데굴 구르기도 했고, 까닭없이 손가락 끝이 곪아 고름이 쏟아져 칼로 잘라버리고 싶을 정도로 아픈 적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30년 가까운 세월 갖은 고통을 겪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의미를 알기 위해 마음을 닦았다. 그 과정에서 삼라만상이 하나라는 사실을 깨닫고 ‘또 다른 자신’인 다른 이를 위해 기도하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 찾아오는 이들도 만났다. 1993년이었다. 어떤 이들은 그를 만난 뒤 마음의 평화를 되찾았고, 다른 이들은 그의 조언으로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겨내기도 했다. 그를 만난 뒤 건강이 좋아졌다는 이들도 많이 생겼다. 그가 찾아오는 이들에게 하는 말은 한결같다. ‘또 다른 나’인 다른 이를 사랑하고 보듬고 돕는 삶을 살아야한다는 것이다.

병든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 대한 그의 분석은 곱씹어 볼만한 교훈을 담고 있다. 그의 눈에 중풍으로 쓰러진 부모는 자신의 몸을 반신불수로까지 만들어 자식에게 효도할 기회를 만들어 주고자 애쓰는 이들이다. 하지만 자식들은 그 기회를 짐으로 여기고 “이 자식 저 자식이 부모를 공깃돌 돌리듯이 내돌린다”고 안타까워 한다.

“저는 이 세상의 고통이란 고통은 모두 저에게 주시고 다른 사람들에겐 기쁨만 주시라고 하늘에 빕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한 적이 없습니다. 그 사람이 모두 또 다른 양애란이니까요.”

“베푸는 것이 종교의 바로미터…부모 사랑 만큼 큰 것이 없어”



양평/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동영상 박종찬 기자 pjc@ne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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