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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657]여당대표의 ‘018’/최영범 논설위원/문화일보/2016.09.01

시온백향목 2016. 9. 18. 18:47

 너도나도 온통 010으로 시작하는 휴대전화를 쓰고 있는데 아직 018 번호가 통용되고 있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그 번호를 쓴다니 새삼스럽다. 이 대표가 018을 고집하는 이유는 알고 지내는 지역 사람들이 이 번호를 기억해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 관리하는 정치인답다. 0181990년대 한솔텔레콤이 서비스를 시작한 번호로 KT가 합병해 016과 함께 운영했지만 2012년에 2세대(G) 이동통신 네트워크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 대표는 다른 통신사로 번호 이동을 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2G는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악성 코드 등에 대한 보안성도 이유지 싶다


 정부는 016, 017, 018 번호를 2009년까지 모두 010으로 통합하기로 했었다. 그러다 완전통합 시점을 이동통신 3사가 2G 서비스를 종료하는 때로 늦췄다. 이 대표처럼 옛 번호 선호 소비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010 통합 이유는 사물인터넷(IoT) 등 차세대 통신을 위한 새 번호 자원의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KT2G 서비스를 강제 종료한 이유도 할당됐던 주파수를 LTE(3G4G의 중간 기술)로 돌리기 위해서였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측은 가급적 2G 가입자를 줄이려 한다. 사용자가 있는 한 망을 유지해야 하지만 연간 수백억 원의 유지비용이 들고 수입은 쥐꼬리여서 적자 상태니 울며 겨자 먹기. LTE 요금제는 데이터 사용량에 따른 추가 비용을 받기 때문에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높아 수익성이 좋다


 6월 말 현재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는 전 인구수를 훌쩍 넘는 6010만 명 선이다. 이 중 010이 아닌 가입자는 2% 남짓한 126만 명 선이다. 이 대표도 이 중 한 명이다. 이동통신사 입장에서 보면 2%에 불과한 가입자들 때문에 수익은 물론 성장 동력 확보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2G용 주파수는 6년 뒤인 2021년에 사용 종료된다


 이동통신이 5세대에 접어들고 있는데 국가 경제를 누구보다도 더 고민해야 할 집권당 대표가 정치적 이유로 아직 018을 쓰고 있다는 것은 그리 미화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이통사는 더 불편할 것이다. 휴대전화 발() 정치와 경제의 갈등인 셈이다. 이 대표가 성장동력이란 대승적 차원에서 018010으로 솔선해 바꾼다면 나머지 가입자 2%와 정치적 지지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