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운영 작곡 :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해설
<호산나 찬양대>는 오소운 목사가
서울 종로 중앙감리교회에서 지휘하고 있는 노인찬양대다.
70세 이상 된 남녀 노인들이 대원이다.
최고령자는 91세의 은퇴 원로목사다.
30명 내외가 주일 오후 예배 때 찬양을 드리고 있다.
70세 이상 늙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무슨 찬양대를…?
천만의 말씀이다. 시편 150편은 이런 말로 끝맺고 있다.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하라!"
70세 이상 노인들도 호흡이 있다.
따라서 마땅히 찬양을 해야 한다.
'찬양대는 목소리가 고와하야 한다'
이 생각은 비 성서적이다.
하나님이 만드신 사람의 목소리는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고운 목소리로 부르는 찬양만 하나님이 기뻐하시겠는가?
쉰 목소리, 모기소리 같은 가는 목소리도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이니
마땅히 기뻐하시지 않겠는가?
꾀꼬리의 아름다운 소프라노가 있는가 하면
돼지의 툴툴대는 베이스도 있다.
찌르레기의 쉰소리에 맹꽁이의 코맹맹이 소리.
이 모두 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이다.
만물은 하나님이 자기네에게 주신 그 소리로 찬양을 하건만
유독 인간만이, 하나님이 찬양을 받으시기 위해 창조한
그 인간만이 '목소리 타령'을 하는 것이다.
호산나 찬양대원 중에는 글을 모르는 할머니,
노래를 전혀 못 부르는 할머니도 있다.
그런가 하면 이화대학을 나온 인텔리 할머니들도
문학상을 탄 문인 할머니도 있다.
오소운 목사의 찬양대 운영 방침은 이렇다.
하나님께서 천지 창조 후 하신 말씀에
"보시기에 좋았더라" 라는 말씀이 여러 번 나온다.
창조함을 받은 만물들이
태초부터 저마다 제소리로 찬양을 하는데
"보시기에 좋았다" 는 것이다.
"듣기에 좋았다"가 아니다. "보기에 좋았다!" 다.
다른 말로 하면 오디오(Aoudio)에 대한 관심보다는
비디오(Video)에 대한 관심이 크신 것이다.
그래서 오소운 목사는
"호산나 찬양대는 오디오보다는
비디오에 무게를 두는 찬양대"
라고 정의내리고 있다.
3년 여 긴 세월, 암으로 고생하는 80세의 할머니도
항암주사를 맞으며 나와 찬양을 하고,
목소리가 남자와 같아서 저음만 내는
78살 할머니도 굵은 남성 목소리로 찬양을 한다.
찬양대가 1-2절을 부른 후
온 회중이 함께 3-4절을 부른다.
메기고 받는(Antiphonal) 찬양이다.
이건 <다윗 성전 찬양대>의 방식이다.
해설을 미리 준비하여 모든 성도들에게 유인물로 나누어 주고
해설 뒤에는 곡조를 실려 속으로 따라 부르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뒤에 앉아 찬양대의 '연주'를
'심사하는 어리석은 짓'을 못하게 한다.
찬양은 "호흡이 있는 자"와 "천지만물"에게 요구하시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명령사항"이다.
왜냐 하면 하나님의 창조 목적이 인간과 만물에게
"찬양을 받으시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 10일에 호산나 찬양대가 찬양한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악보와 그에 대한 해설을 싣는다.
나운영 작곡 :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해설
1954년 초가을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는 선친 오연영(吳連泳, 1889~1951) 장로의 전도로 예수를 믿고 목사가 되어 당시 기독교서회 책임자로 계신,
김춘배(金春培, 1900~1986) 목사님의 배려로 서회 편집부에 취직을 하여, 사회 초년생으로 긴장과 보람에 넘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 날인가 서회 실행위원들과 교계 유지들, 그리고 서회 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나 운영선생님의 오르간 반주로 그의 부인 유경손 선생님이 독창을 하셨다. 생전 처음 듣는 곡조인데 전주가 인상적이었다. 「미─레도라라─ 솔미미─」 하고, 마치 시골 소년의 피리 소리 같은 단선율(單旋律) 멜로디에 이어, 옥 쟁반에 구슬 굴러가는 듯한 아르페지오(Arpegio) 코드가 네 번 울리자, 유 선생님이 눈을 지그시 감고 저음에서 노래를 시작하였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나 선생님의 대표작을 처음 듣는 순간이었다. 유 선생님의 노래는 1952년 부산에서 열린 귀국독창회 때 백코러스 찬양대로 출연하여 듣고, 2 년 만에 처음 듣는데, 그렇게 정성스레 부르는 노래는 처음이었다. 더욱이 「진실로 선함과 인자하심이」의 대목에서는 숨이 넘어가 자지러지는 듯한 열창에 모두들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유 선생님은 이 밖에도 「피난처 있으니」를 비롯하여 <다윋의 노래>에 실려 있는 여러 곡들을 불렀다. 반주를 하시는 나선생님의 모습은 오르간에 가려 이마만 보이는데, 자작곡을 부르는 아내의 노래를 반주하는 기분이 얼마나 좋으실까, 너무너무 부러운 마음이었다. 그 때의 심정을 선생님은 <제3 수상집>에 실린 「은혼식」이란 글에서 인용한다.
… 문득 부창부수(夫唱婦隨)란 말이 생각난다. 즉 남편이 하는 대로 아내가 따른다는 말인데, 나는 이 말을 부창부수(婦唱夫隨)란 말로 바꿔 생각하게 될 때가 많다. 왜냐하면 내 작품을 아내가 연주할 때 ㅡ 다시 말해서 아내가 노래부를 때에 나는 피아노 반주를 하게 되니 부창부수(婦唱夫隨)가 아니고 무엇인가?
이두(吏讀)의 대가이신 선생님은 참으로 늘 「부창(婦唱)」에 「부수(夫隨)」하셨다. 연주회가 끝나고 내가 선생님들께 인사를 하자 선생님은 나를 반기시며
“아니, 여긴 어떻게?”
하시는 것이었다.
“저 서회에 취직되었습니다.”
“아, 참 잘 됐습니다. 축하합니다.”
선생님은 제자들에게도 깍듯이 경어를 쓰셔서 어느 때는 면구스럽기도 하였다. 그 때 강신명(姜信明, 1909~1985) 목사님이 오셔서 환하게 웃으시며 선생님의 손을 잡았다.
“참으로 오늘 세계적인 명곡을 들었습니다. 한국 가락으로 된 이 성가는 전 세계인에게 애창될 것을 나는 확신합니다. 축하합니다.”
강신명 목사님은 일찍이 김동진(金東振, 1913~2009)과 함께 미국인 선교사 말스베리 (D. R. Malsbary)에게 작곡 공부를 하여, 1927년에 <강신명 동요 99곡집>을 낸 작곡가이다. 아버지 강병주 목사의 권에 못 이겨(?) 방향을 바꿔 목사가 되었지만, 그의 음악 애호정신은 남달랐다. 그의 예언은 적중하였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는 현재 전 세계 20여개국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그리스도인의 애창곡이 되었다.
1970년대 초 나 선생님은 일본에 가신다며, 날더러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를 일어로 번역해 달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 날 밤늦도록 머리를 짜 다음과 같은 번역을 하여 선생님께 갖다 드렸다.
エホバは我(わ)が牧者(ぼくしゃ)なり、われとぼしき事(こと)あらじ。
エホバは我が牧者なり、われとぼしき事あらじ。
主(しゅ)がわれを、綠(みどり)の牧場(まきば)に伏(ふ)させ、
いこいのみぎわに、いこいのみぎわに、導(みちび)きたもう。
めぐみあわれみ、我(われ)に來(き)たらん、我に來たらん、
我あらんかぎり必(かなら)ず。
われ主の宮(みや)にすまん、永(とこし)えに、永えに。
永えに宮にすまん。アーメン。
“아주 잘 됐습니다. 맘에 꼭 들어요.”
“그런데 「めぐみあわれみ、」 부분은 한 자가 남는데요.”
“거긴 3연음부로 하면 돼요. 아주 좋습니다.”
선생님은 이게 외국어로 12번째 번역이라고 하셨다.
이 곡조는 6 ․ 25 사중에 태어난 곡조다. 1953년 나운영 선생은 피난지 부산에서 해군정훈학교 채플(Chaple)에서 찬양대를 지휘하고 있었다. 당시 담임 목사는 후에 초대 해군군종감이 되신 정달빈(鄭達斌) 목사였다. 음악을 사랑하는 정달빈 목사는 나운영 선생에게 '외국의 명성가곡도 좋지만, 한국인이 만든 성가는 없는가? 없으면 나선생이 작곡해서라도 한국의 정서가 깃든 음악으로 찬양을 해달라'고 주문을 하였단다. 나선생께 직접 들은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정달빈 목사를 나는 잘 알고 그의 사랑도 받았다.
나운영 선생은 기도를 하였다. 그 때 시편 23편 구절과 함께 곡조가 들려왔다. 나운영은 오선지를 펴고 들려오는 곡조를 베꼈다. 3분 조금 넘는 동안에 반주곡까지 완성되었는데, 이제껏 단 한 번도 고치치들 않았다. 본인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다.
이는 마치 헨델이 오라토리오《메시야》곡을 작곡할 때 단 21일 동안에 작곡을 하였는데, 할렐루야 코러스를 작곡할 때는 밖에 나와 하늘을 우러러보며 ‘하늘에서 찬양이 들려온다!’ 하면서 미친 듯이 곡조를 그리는데, 눈물을 펑펑 쏟으며 악보를 그렸다는 일화와 같다 하겠다.
《메시야》전곡을 그리려면 전문가가 빨리 그려도 30일 이상을 그려야 한다는데, 헨델은 이를 21일 만에 작곡하였고, “이는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지 자기 작곡이 아니라”고까지 말했단다. 나운영 장로도 “이 곡조는 하나님이 주신 곡조입니다.” 라는 말을 내게 여러 번 하였다.
이 찬송은 개신교 찬송가에는 아직 채택이 안 되어 있지만, 천주교의《새전례 가톨릭 성가집, 1975》102장에 채택되어 가톨릭교회에서는 미사 때 이 찬송을 부르고 있다. 우리도 다음 찬송가 개편 때에는 꼭 채택했으면 좋겠다. (오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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