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스크랩] 아름다운 병

시온백향목 2012. 6. 27. 00:42

      살다보면, 때론 마음 둘 데 없는 날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다정도 병인양, 病에 정들기도 하나 봅니다. 가엾은 마음의 살들은 저리도 여려 그 살들 세상의 접면에 닿여 몸이 상하기도 합니다. 몸이 상할 때...마음은 저 혼자 버려지고 여기저기 버려진 마음이 너무 많을 때 이 세상 모든 길들이 앓습니다. 이 세상 모든 길들이 위독합니다. 버려진 마음들이 켜놓은 세상의 등불은 아프고 대책없습니다. 슬픔과 아픔과 고통의 빛들이 시름시름 길을 위독하게 만듭니다. 대책없게 합니다. 정든 병이 켜놓은 등불의 세상은 어둑어둑 대책없기 때문입니다. 위독한 길을 따라 속수무책의 몸들이 허수아비처럼 흔들립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이여, 마음이 상하면, 몸도 상합니다. 몸이 상하게 되면, 다시 마음을 둘 데가 없습니다. 아무리 정들 데가 없더라도, 아무리 마음 줄 데가 없더라도, 영혼의 아름다운 그릇인, 육신을 상하게 하는 병(病)에게는 정주지 마세요. 정들지 마세요. 아무렇게나 버려진 마음들이, 이 세상의 모든 길을 어둡고, 우울하고, 쓸쓸하고, 병들게 하고, 위독하게 합니다. 한 사람의 미소가 한 사람의 친절이, 한 사람의 긍휼이, 한 사람의 용서가, 한 사람의 사랑이, 한 사람의 아름다움이, 한 사람의 기도가, 모여서..... 이 세상을, 밝고, 환하고, 기쁘고, 상쾌하게 하며, 당신을, 행복하게 하고, 기분 좋게 하며,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아름다운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이여, 제발, 함부로 아무데나 마음 주지 마세요. 당신의 영혼을 살찌우고, 당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에만 대책없이 情 주는, 아름다운 병이 깃들길 간절히 바랍니다. - 박선희 시인의 <아름다운 편지>
출처 : 어둠 속에 갇힌 불꽃
글쓴이 : 정중규 원글보기
메모 :